AOS에 대한 설명은 여기를 참조.
AOS, 대전 장르의 게임에서는 각 캐릭터가 뛰어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 힘의 근원이나 성격 자체가 다른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그런 캐릭터마다의 특징을 캐릭터의 '스킬'에 잘 녹여, 캐릭터성을 살린다.
대전 장르를 하다 보면, 캐릭터성이 다들 잘 살아 있고, 그런 스토리는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 줬다.
이후에 이러한 대전 장르의 스토리를 설계해 보기 위하여,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토리에 대해 분석해보려 한다.
일단, 제목에 먼저 이끌려온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허무하게 끝날까 봐... 미리 말하자면,
스토리 상으로는 '이제는' 왜 치고받고 싸우는지에 대한 의미가 없다.
2014년쯤부터, MOBA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장르적 한계에 부딪힌 라이엇은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식이 반드시 게임과 연결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후 소설, 코믹스, 시네마틱 등 미디어믹스로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확장시키겠다는 뜻을 전하게 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초창기 스토리.
과거 (구) 룬테라라는 가상의 행성에서는 다양한 지형에 맞추어 수많은 챔피언이 그들의 나라나 문명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룬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발로란이 또다시 마법 남발로 인해 망가지기 시작하자,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소환 마법사 두 명이 리그(정의의 전장)를 창설하고 챔피언들의 각종 분쟁을 리그로 해결하게 하면서 소환사(플레이어)라는 '챔피언(캐릭터)을 소환하여 조종하는 직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챔피언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될 수 있으며, 룬테라를 지키고 분쟁을 해소시키기 위해,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들을 힘이나 명성,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는 것으로 포섭하거나 혹은 아예 제압해서 죗값을 치르게 한다.
이렇게 모아놓은 챔피언들과 소환사들은 리그라는 규칙 내에서 자신 혹은 동료,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게 되는 것이다.
가령 가렌이 녹서스를 멸망시키기 원한다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리그에 참가해서 뜻을 함께 하는 소환사(가령 녹서스 멸망을 원하는)와 함께 일종의 결투 재판을 하는 것이다.
라는 설정이었다.
초창기 스토리와 연관된 게임 플레이 방향성
리그를 시작하면 이들은 마법으로 소환사의 협곡을 비롯한 '정의의 전장'이라는 일종의 가상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챔피언을 소환한다.
플레이어가 어떤 전장에서 싸우는지에 대한 설명.
'매개체는 수정 구슬이며, 이를 통해 소환사는 챔피언과 정신을 공유해서 조종한다.'
플레이어가 해당 캐릭터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
챔피언들은 소환사에게 자신의 모든 의지를 맡기게 되기 때문에 서로 적국이나 원수일지라도 같은 팀으로 소환되어도 같이 싸울 수 있다.
스토리 상으로 서로 적국이나 원수더라도, 같은 팀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
세계, 또는 우주 자체를 멸망시킬 수 있는 캐릭터들도, 협곡에서는 소환사와 링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 능력치가 제한되어 있다.
힘 자체가 다른 캐릭터들이 어떻게 모여서, 동등하게 싸우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
링크 때문에 챔피언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 발휘하지는 못하며, 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동기화(레벨) 능력이 강해지고, 그에 비례해서 부활시키는 과정이 길어진다.
챔피언들이 죽고 나서 어떻게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지와, 그들이 강해질 수 있는 이유와 부활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
첫 번째 스토리 개편 (허무맹랑한 요소들을 지우고, 스토리를 보강하자.)
초창기 세계관은 '정의의 전장'을 통해 챔피언들이 동기를 가지고 리그에 출전해 국제분쟁을 해결한다는 인게임과 스토리 장벽을 허문 신박한 설정으로, 당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신규 챔피언 추가가 계속되면서 챔피언들이 리그에 출전해야 하는 동기가 계속해서 필요했고, 여기에 무리하게 스토리를 입히다 보니 설정 충돌이 생기고 개연성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스토리가 점점 수습이 불가해진다.
또한, 설정 오류의 주범이자 현대인이 보기에 너무 유치하고, 허무맹랑했던 요소가 있었다.
소환사
소환 마법을 통해 챔피언을 정의의 전장으로 소환하여 조종하는 존재이자,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를 부르는 공식명.
정의의 저널
리그 오브 레전드 클라이언트 내에서 볼 수 있었던 소식지.
크고 굵직한 소식이나 챔피언을 둘러싼 가십거리 및 챔피언들과의 인터뷰들도 다루던 신문.
기사 내에 앞으로 추가될 영웅이나 추가될 아이템, 그리고 스킨에 대한 기사도 들어가 있어서 읽는 맛이 있었다.
리그의 심판
모든 챔피언들은 말 그대로 정의의 전장이라는 리그에 참가하여 게임을 한다는 설정이었는데, 리그에 참가하기 전에 챔피언들이 받게 되는 일종의 면접시험이다.
관찰기록처럼 후보, 출시 날짜, 관찰, 회고(시련의 내용)로 문단을 나누어 3인칭 서술로 쓰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 시련은 챔피언마다 각양각색인데, 보통은 그 챔피언의 과거의 기억을 보여주거나, 마음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의 환영을 만들어 본심을 드러내게 한다.
챔피언의 성격이나 행동거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욕구 등의 '깊은 설정까지 보여주는 최고의 설정 자료'였다.
하지만, 추가로 들어오는 챔피언은 많아지는 데 이런 스토리의 한계점은 존재했고, 점점 리그의 심판을 받는 신챔피언이 줄어들다가 결국 정의의 저널처럼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
이런 허무맹랑했던 설정들을 폐기하고, 기존 스토리를 디테일하게 보강하게 되는데, 문제는 배경마다 스토리가 너무 제각각이었으며, 고쳐야 할 점이 너무 많았다.
두 번째 스토리 개편 (통일성 있게 스토리를 변경하자.)
이에 라이엇은 두 번째 개편을 시작하게 된다.
스토리를 보다 간결하게 통일성 있게 개편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가장 컸던 문제점은 스토리가 변경되는 것도 유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인데, 이 마저도 챔피언의 스토리를 완전히 변경해 버려서 챔피언의 정체성을 파괴해 버렸다.
복수의 화신이었던 바루스 (기존 스토리)
의무와 가족 중에서 의무를 선택했다가 아내와 자식을 다 잃고 만 바루스는 복수를 위해 의무마저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타락을 선택한 비극적인 결말을 가진 캐릭터였다.
(바뀐 스토리)
동성애자이자 사냥꾼인 직업을 가진 '발마'는 '녹서스'의 침공으로 연인 '카이'가 살해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신전에 봉인된 고대의 사악한 존재 '바루스'와 계약을 맺는다. 이를 통해 '발마', '카이', '바루스'는 하나의 존재로 재탄생하며 한 몸에 세 영혼이 함께 존재하게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세상에 재앙을 일으키고자 하는 '바루스'의 영혼을, '발마'와 '카이'가 사랑의 힘으로 억눌러 막고 있다는 내용이다.
고대의 영혼은 약속대로 카이의 목숨을 살려주지만, 그의 육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발마, 카이, 다르킨의 영혼은 하나의 육체 안에 갇혀 분노, 복수, 죽음의 야수로 변모해 간다.
그가 바루스다.
다수 진부한 복수극 이야기라고도 할 수도 있지만, 기존 스토리는 바루스라는 캐릭터에게 완성도 높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바뀌었다면 그에 맞춰 캐릭터에 대한 게임 내 캐릭터에 대한 플레이성이 보강될 필요는 있었지만, 그에 대한 소식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사가 지금 스토리와 충돌되는 경우도 존재함.)
게다가 이맘때쯤 라이엇은 챔피언의 스토리를 기존 세계관에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기 시작했는데 즉, 신규 챔피언이 출시할 때마다 이에 맞춰서 기존 스토리를 수정, 변경해 왔다.
심지어.. 한 챔피언은 관계가 있는 챔피언이 출시될 때마다 스토리가 바뀌어 4번이나 변경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렇게 거듭해서 변경되는 스토리, 설정 오류, 근본 없는 배경 등으로 대부분의 유저들은 롤 스토리에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세 번째 스토리 개편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 설립, 세계관 확장)
이에 마지막으로 라이엇은 스토리에 대한 세 번째 개편을 시작하게 된다.
MOBA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장르적 한계에 부딪힌 라이엇은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식이 반드시 게임과 연결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소설, 코믹스, 시네마틱 등 미디어믹스로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확장시키겠다는 뜻을 전하게 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
그렇게 2014년 경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를 설립하여, 몇 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다 뜯어고쳤다.
그 결과 유니버스 출범 이후, 전보다 짜임새와 통일성이 갖추어진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은 풍부한 세계관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제각각이었던 챔피언들의 관계 역시 지역 소속이나 출신으로 나뉘어 서로 은원관계가 연관되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의 많은 설정들이 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확실한 개성을 갖게 되었으며, 챔피언의 정체성도 개연성을 갖게 되었다.
또한 세계관이 점점 정립되고 구체화되면서 이제는 살에 뼈를 넣는 게 아닌, 뼈에 살을 붙이는 업데이트 형식 스토리 전개가 가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게임들도 출시하면서 어느 정도 성공과 정립이 이루어졌다.
2023년 기준으로도 유니버스 세계관 설정이 어느 정도 정립되었다고는 하나, 현재까지도 100% 정립된 게 아니고, 설정 변경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남아있던 잔재물(소환사 설정 등)들을 폐기하거나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니버스 도입 이후에도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는 사실상 방치된 챔피언들의 설정 변경 및 업데이트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2023년 10월 13일 개발 영상에서 롤 유니버스 IP 크리에이티브 총괄인 'Posionpixxi'가 당일 기점으로 나오는 신작 게임, 아케인, 곧 나올 누누의 노래 등 모든 롤 스토리 관련 콘텐츠는 모두 정사임을 발표했다.
그간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마법공학의 발명 과정이나, 빛의 감시자 동안 사라진 요릭 등 스토리 내 발생한 설정 모순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으며 문제점을 아예 뜯어고치기보다는 원활한 수정을 거쳐 편입될 예정임을 전했다.
결론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초창기에는 그들이 싸우게 되는 배경과 그에 대한 설정으로 인하여, 게임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했었다.
이후에, 세계관 설정 충돌 등을 겪어보며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식이 반드시 게임과 연결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 하였고, 이후 스토리와 게임은 연결되지 않도록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를 설립하게 되었다.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식이 게임과 연결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오버워치라는 게임의 스토리와 플레이성을 분석해 보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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